09 6월 ‘진주 화반(花飯)’, 천년의 베일을 벗다
한국음식문화재단 박미영 이사장
진주교방비빔밥 ‘화반’ 전수 아카데미 개최
“진주비빔밥은 진주 강씨 강민첨 장군의 제사에서 비롯된 문화입니다. 위대한 성현이나 나라에 큰 공을 세운 인물의 제사에는 날 고기를 올립니다. 이를 혈식제사라고 해요. 고려, 조선시대에는 혈식제사를 지내는 가문이라야 명망 있는 집안으로 여겼습니다. 은열사 강민첨 장군의 제례에 새빨간 소고기 날것을 올립니다. 이 제례가 천년을 넘게 똑같이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즉 진주 화반의 역사는 천년이 넘었죠.”
진주의 자랑거리인 비빔밥이 천년의 베일을 벗었다. 일제 강점기부터 진주의 명물로 알려진 시장비빔밥이 아닌, 진주 사대부가의 화반이 본 모습 그대로 복원된 것이다.
8일 진주 문화원에서 열린 진주교방비빔밥 화반 전수 행사에는 시, 도의 관계자를 비롯해 진주 화반을 배우려는 전수자 100 여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진주 화반의 복원은 국내 유일의 교방음식 전문가인 한국음식문화재단 박미영 이사장이 수십년 간 노력 끝에 맺은 성과로서 진주의 관광 인프라 구축에도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화반은 진양 하씨, 김해 허씨 등 진주 사대부가를 거치며 맛이 완성되었어요. 주로 혼맥이 얽히다 보니 음식 문화가 서로 섞인 것입니다. 화반은 승산마을 김해 허씨 가문을 통해 진주성 관찰사에게 전해졌어요. 허씨가의 종손어른과 진주성 민형식 관찰사가 서로 친구간이었고 그렇게 전해진 비빔밥이 바로 교방비빔밥인 진주화반입니다.”
박 이사장이 복원한 화반에는 도합 18가지의 재료가 들어간다. 재료 손질부터 차별화 된다. 강의와 시연 후 이어진 시식회를 통해 진주화반을 처음 접한 참가자들은 진주화반의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맛에 감탄했으며 내 고장 진주에 대해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고 입을 모았다.
진주화반을 꼭 전수 받고 싶어 멀리 서울에서 찾아왔다는 임연수 씨(42세)는 진주 비빔밥에 담긴 역사와 문화에 깊은 감명을 받았으며 화반이야말로 진주가, 더 나아가서는 대한민국이 보전해야 할 무형문화유산이라고 역설했다.
“진주교방음식은 아주 독특합니다. 교방음식을 전혀 모르는 외부 연구가들이 궁중음식에 예속시키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매우 허튼 짓입니다. 진주교방음식은 궁중음식의 연장선이 아니라 독자적인 분야입니다. 진주만의 식재료, 진주만의 양념공식이 있고 상차림도 판이하게 다릅니다.”
박미영 이사장은 화반 외에도 진주교방음식 전체를 체계적으로 정립하기 위해 저술 및 전시, 홍보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식계에서 드물게 “연구와 조리 두 분야를 두루 갖춘 교방음식 전문가”로 불리는 박이사장의 남다른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기암 기자
출처 : 경남미디어(http://www.mediagn.co.kr)